God Dylan
오늘, 나의 생일을 맞아 God Dylan이 강림하신다. VIP석 정가운데.
그리고, 어쩌면 오늘 대리 승진이 발표될지도 모르겠다.
오늘, 나의 생일을 맞아 God Dylan이 강림하신다. VIP석 정가운데.
그리고, 어쩌면 오늘 대리 승진이 발표될지도 모르겠다.
3월 19일, 금요일인데다가 친구녀석의 여자친구의 생일이 얼마 전이었는지라 저녁을 함께 먹었다. 그 자리에는 예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는 친구 여자친구의 친구도 함께 했다. 사당역의 고깃집(여기 대박 맛집인데 나중에 한 번 포스팅할 예정)에서 고기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영 어색한 거다. 친구랑 여자친구랑 같은 쪽에 앉아서, 그녀가 내 옆쪽에 앉았거든. 그래서 접대용 멘트를 날렸다. “오늘 눈화장 잘 먹었네요. 예뻐요.”했더니 심통난 얼굴로 “저 오늘 화장 안 했어요!”라고 한다. 알고보니,
다크서클이었다.
3월 21일에 으레 그렇듯이 물리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 내가 가는 병원에는 물리치료사가 세 명이 있는데, 그 중 경상도 사투리(아마도 경상북도)를 쓰는 아주 귀여운 간호사가 있다. 이날은 이 귀여운 간호사가 내 담당이었다. 초음파 치료를 받고 있는데, 그날따라 나한테 말을 계속 거는거다. 나도 뭔가 한 마디 해야할 것 같았는데, 마침 머리카락이 살짝 젖어있길래 “날은 살짝 추운데, 더우신가봐요. 저때문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감사해요.”라고 접대용 멘트를 날렸다. 그녀는 “땀 아닌데요… (공백) 기름이예요.” 알고보니,
지성피부였다.
난 아직도 이 일련의 사건들이 내 잘못인지, 그녀들의 잘못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는 자전거를 타는데
발을 굴리면서
왜 트럭은 먼지를 일으키고
승용차는 저리도 검은가 생각하는데
바퀴들이 눈 같고 입 같다
나는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당신도 그렇지 않은가당신에게 조금 더 많은 말을 하고
가끔은 어깨나 팔꿈치를 툭툭 쳐보기로 할까
말을 하면서 마음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마음을
선물처럼 줄 수 있다면 좋겠지
더 자주 더 열심히 생각한다는 것이
당신에게 위로가 될까
위로의 끝에 새로운 이름이 고개를 들까우리는 서로 다른 속도로 취하고
가로등이 두 개로 세 개로 무너지고
모서리가 둥글어지고
우리는 같은 이름으로 자전거를 타자
바퀴를 굴리면 쏟아지는 달콤한 풍경들이
우리를 지울 때까지
우리의 이름이 될 때까지이근화, 「우리는 같은 이름으로」, 『우리들의 진화』(문학과 지성사, 2009), pp.116~117
오늘, 프라이버시에 위협을 느끼고 쓰지 않는 내 Google Buzz를 우리 회사의 차장님 한 분이 팔로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Buzz 사건이 아니더라도 요 몇 주간 이 블로그를 없앨까 이름을 바꿀까 고민했었다.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건 2004년부터 쌓아온 나의 ‘log’가 아까워서였다.
야근을 하고 있던 밤 10시경, 20일에 피지로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인 후배가 메신저로 보내준 사이클론의 피지 강타에 따른 재난사태 선포 뉴스를 보며, 왜인지 문득 이근화의 시가 떠올랐다. ‘우리’를 ‘비인칭 또는 시뮬라크르’라 명명한 권말의 해설(이광호)을 나는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아마도 그가 맞거나, 내가 맞거나, 모두 틀렸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시를 읽는데 정답이 있을까. 어쨌든 우리가 0과 1의 세상에서 만나고 있는 관계로 ‘당신의 어깨나 팔꿈치를 툭툭 쳐’ 볼 수는 없지만, ‘당신에게 좀 더 많은 말을 하고’ ‘말을 하면서 마음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마음을 선물처럼 줄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의 인생이 평행선에 놓여있지 않았기에 우리는 만났다.
우리는 다른 속도로 살고 다른 꿈을 꾸고 있지만,
당신에게 내가 위로가 되고 나에게 당신이 위로가 되고,
그 위로의 끝에 ‘우리’의 이름이 새로이 생겨났으면 한다.
그러려면, 좀 더 많은 말을 해야 될테니 자주 만나자. 댓글들도 좀 달아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