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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March 10th, 2010 No comments

2006년 5월 28일, 싸이월드에 올렸던 글.

절대로 네 사랑으로 꽉 채워진 이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냐, 아니면 네가 상상한 것에 불과하냐 하고 묻지는 말아야 한다.

예전엔 묻지 않았다. 이젠 묻는다.

순간 나는 클로이의 팔꿈치 근처에 있던, 무료로 나오는 작은 마시멜로 접시를 보았다. 의미론적 관점에서는 설명할 수 없었지만, 갑자기 나는 클로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마시멜로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마시멜로가 어쨌길래 그것이 나의 클로이에 대한 감정과 갑자기 일치하게 되었는지 나는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말은 너무 남용되어 닳고 닳아버린 사랑이라는 말과는 달리, 나의 마음 상태의 본질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 같았다. 더 불가해한 일이지만, 내가 클로이의 손을 잡고, 험프리 보가트와 로미오에게 눈을 찡긋하며, 그녀에게 아주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고, 나는 너를 마시멜로한다고 말하자, 그녀는 내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것이 자기가 평생 들어본 가장 달콤한 말이라고 대답했다. 그때부터 사랑은, 적어도 클로이와 나에게는 이제 단순히 사랑이 아니었다. 그것은 입에서 맛있게 녹는, 지름 몇 밀리미터의 달콤하고 말캉말캉한 물체였다.

나는 ‘소주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 따위를 바라는 여성은 없다.

알랭 드 보통의 첫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 나오는 연애론이 사실이라면, 나는 대략 가망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