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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a state of mind

July 28th, 2011 No comments

The Oseidon Adventure
출처: dvdprime ingrid

힘든 하루였습니다.

서울 워터파크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세계 곳곳의 수많은 홍수신화의 주인공들인지, 4대강과 명박산성의 이명박인지, 오세이돈인지 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평소라면 원인제공자를 끝까지 색출하는 것이 저의 개인적 취향이자 정치적 신념이겠지만 오늘만큼은 당신들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구두를 양 손에 들고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도로를 건너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신 누군가의 아버지들에게, 예뻐보이려고 산 레인부츠를 신고 도심의 급류를 필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던 묘령의 여성들께, “어차피 다 젖는 거 아니것어! 그냥 가는거여!”라고 조언해주시던 누군가의 할머니들에게, 그리하여 필사적으로 하루를 살아낸 우리 모두의 등을 토닥이는 마음으로 이 노래를 소개합니다. 차갑게 내리는 비도, 따뜻하게 빛나는 햇살도, 결국, 마음의 상태(a state of mind)일 뿐이니까요.

Can you hear me, that when it rains and shines, it’s just a state of mind?

The Beatles – Rain 中
(Past Masters [2009 Stereo Remaster], 2009)

<나는 가수다>를 보고 감동받은 당신이 음악을 ‘더’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

March 27th, 2011 No comments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나는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애초에 각자의 매력이 있는 훌륭한 아티스트들을 무대 위에 세운 뒤 (그 방식이 어떤 것이든 간에!) 줄을 세운다는 것이 맘에 안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주 한 주가 지날수록 주말의 프라임 타임에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의 위력을 느끼곤 한다. 그 논의내용의 바람직함을 떠나 뉴스의 댓글에서 트위터의 타임라인에서 엄청나게 회자되는 모습을 보며 놀랐다. 그리고 지난 주엔 급기야 비틀즈의 박스셋 모노와 스테레오를 모두 사고 파산한 나를 이해하지 못하던 우리 회사의 사람들이 (정말 믿기지 않게도)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소라 앨범 중에 어느 게 제일 좋아?”, “니가 자주 보는 홍대 락 밴드가 잘 하니 아님 윤도현밴드가 잘 하니?”, (정엽이 떨어지면 나얼이 복수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자)”나얼은 누구야? 정엽보다 잘 해?”, “이소라 실제로도 까칠해?”, “저런 가수들 공연보려면 얼마나 드니?” 질문들은 조악하지만, 그 관심에 놀랐다. 그래서 항상 귀에 이이폰을 꼽고 사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내일 동료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 줄까 고민하다가 정리해보는, <나는 가수다>를 보고 감동받은 당신들에게 던지는 몇 가지 조언들.

더 큰 감동을 느끼는 첫 번째 방법은 레코드 가게로 달려가 그 아티스트를 CD를 사는 방법이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간단한 휴대폰 결제를 거치면 100여곡을 단돈 9,900원에 살 수 있는 간편한 세상이다. 이소라를 예로 들면, 내 주변의 지인들은 멜론에 접속해서 ‘바람이 분다’를 검색해서 그 곡을 다운받아 휴대폰에 넣는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소라의 6집 <눈썹달>의 3번 트랙 “바람이 분다”가 가장 좋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당신이 이소라라는 아티스트를 사랑하기 시작했다면 그 한 곡을 듣고 만족한다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가령 그 앨범의 10번 트랙 “Siren”을 듣고 나면 된장질할 때 스타벅스 로고에서만 세이렌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지도 모른다. 이 노래에서 이소라는 허밍만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앨범 전곡 구매’를 누르라는 뜻은 아니다. CD에는 디지털 음원에는 없는 북클릿이 있다. 북클릿은 마치 영화의 엔딩 타이틀처럼 많은 것을 얘기해준다. 북클릿을 읽으면 “별”의 작곡자를 보며 sweetpea라는 아티스트(더 나아가 deli spice에 대해 알게 된다면 당신은 한국 모던락의 가장 훌륭한 앨범 중 하나를 듣게 될 수도 있다!)에 대해 알게 될 지도 모른다. 또한 당신이 디지털 음원 정액제의 이면을 알게 된다면 조금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조금 과장하면 당신이 CD 대신 디지털 음원을 구매함으로써 그 아티스트의 다음 앨범이 안 나오게 될 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이 방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당신이 알게 된 바로 그 아티스트 또는 그 아티스의 그 앨범이 알고 보니 One-hit Wonder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80년대 말에 국민학교를 다닌 사람들이 한 번쯤 봤을 수도 있는 장면,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Michael Bolton의 “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를 듣고 <Soul Provider> 앨범을 산 누나가 LP를 두 손으로 쪼개는 모습. 그러나 이 포스트에서 다 설명할 수는 없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더 큰 감동을 느끼는 두 번째 방법은 지금 그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예매하는 것이다.
콘서트 때문에 파산할 뻔한 사람으로써 자신있게 얘기하건데 아무리 좋은 음질의 CD도 콘서트에서 느끼는 감동을 줄 수는 없다. 가령 2010년 Grand Mint Festival에서 가을바람을 맞으며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듣던 그 때의 감동은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이 <나는 가수다>가 예능이기 때문에 좋아하고 예능이기 때문에 욕하지만, 아무리 까칠한 ‘가수’라도 콘서트에선 팬들을 위한 쇼를 준비하기 때문에 최고의 예능감을 만끽할 수 있다(작년에 내한하셨던 Keith Jarrett이라는 분은 제외. 그 분 공연에서는 기침도 하면 안 된다. 물론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분.). 가령 (요즘 스위스개그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Lucid Fall은 2010년 “새로운 숨결” 공연에서 부산에 이슬람계 재단인 ‘알라고등학교’ 줄여서 ‘알고’가 있다는 드립을 치면서 “알고 있어요”를 부르기 시작했고, 2010년 1월 14일 Green Day 내한공연에 있었다면 Billy Joe가 무대 위에 올라온 팬에게 딥키스를 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이 여중생은 스테이지 다이브한 뒤 분노한 청중에게 밟혔으므로 너무 열받지는 마시라.).

더 큰 감동을 느끼는 세 번째 방법은 리메이크곡의 원곡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이미 <나는 가수다>가 이런 컨셉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다만, 리메이크가 어떤 곡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잘 보여주는 링크(“아름다운 강산”)로 설명을 대신한다. 다만 The Beatles의 노래만은 원곡이 너무나 위대해서 그 어떤 리메이크도 원곡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진리는 알아두시길!

더 큰 감동을 느끼는 네 번째 방법은 아티스트를 스토킹하는 것이다.
가령 현재 한국 인디신에서 가장 걸출한 여성 아티스트 중 한 명인 시와의 아래 공연(?)은 어떤 앨범, 어떤 콘서트에서도 경험할 수 없다. 그 흔한 RSS도 지원하지 않는 시와의 홈페이지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그녀의 트위터를 팔로잉해야만 볼 수 있는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물론 조금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당신은 시와가 ‘길상사에서’ “길상사에서”를 부르는 모습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시와 – 잘 가, 봄 from RECANDPLAY.NET on Vimeo.

다 쓰고 나서 든 생각인데, 이 블로그에는 음악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 많이 오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이 별로 오지 않으니… 나의 블로그 지인들이 “다 아는 걸 왜 써 놨냐”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연히 <나는 가수다>를 보고 이소라를 알게 되고 윤도현을 알게 된 사람들과 내가 이 블로그를 통해서 만난다면, 그리고 <나는 가수다>를 열심히 보는 당신과 보지 않는 내가 훗날 어느 훌륭한 아티스트의 공연장에서 만나 함께 감동을 느낀다면, (우리는 서로에 대해 모른 채 지나치겠지만) 그 소중한 만남을 지켜주기 위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수’들이 일요일 밤에 예능의 진흙탕을 구르고 있는 것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아주 조금은, 좋아하게 되었다.

Serenade

February 13th, 2011 No comments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고등학교 앞에 아마도 “소나타”라는 이름의 노래방이 있었던 것 같다. 그냥 평범한 동네 노래방과 다른 점은 딱 하나였다. 고등학생들에게는 시간을 두 배로 주는, 은혜로운 주인아저씨가 노래방을 운영하셨다는 것. 그래서 수능모의고사가 끝나는 날이면 우리는 언제나 그 노래방에 갔다. 지금은 음악계통(?)의 일을 하고 있는 친구 J를 비롯하여 내 친구들은 우연히도 모두대부분 가수 뺨치는 가창력을 가지고 있었고, 나만 홀로 음치였기에 아이들은 내 노래를 좋아했다. 내가 노래를 마치면 그들은 나에게,
“너에게는 락을 창으로 부르고, 발라드를 랩으로 부르며, 댄스를 포크로 부르는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고 말하곤 했다.


세레나데하면 Romeo and Juliet이 아닐까 싶다.

대학교 2학년때 쯤이었을까? J와 술을 마시다가 그의 작곡과 노래실력이 부럽다면서 비단 로미오와 줄리엣의 세레나데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어떤 여성에게 세레나데를 부르며 고백하는 건 남성들의 로망이지 않겠냐고 얘기했다. 이곳에 J의 대답을 적는 건 그가 좋아하지 않을 것 같고, 어쨌든 나는 아직도 그 로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발라드를 랩으로 부르는 대단한 재능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여성이 생기면 세레나데를 불러주는 대신 공연을 같이 보러가곤 했다. 델리 스파이스, 언니네 이발관, 사라 브라이트만 그리고 가장 최근엔 브로콜리 너마저까지, 그/녀들은 의도하진 않았지만 여러 아티스트들이 나를 대신하여 기꺼이 무사이 여신이 되어주었다.

역시 소나타노래방 멤버중 한 명인 친구 S는 적어도 발라드를 발라드로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보다는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볼 때 가창력에 있어 간신히 평균 정도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녀석인데, 여자친구에게 노래로 프로포즈를 했다(반주는 J의 몫이었다). 지금은 제수씨가 된 S의 여자친구는 당시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졌다. 그날 프로포즈 이벤트의 사진을 찍으며, 만약 누군가에게 프로포즈를 하게 된다면 미완성의 노래에 의미를 부여하여 내가 보낸 사고언어의 전음(傳音)을 듣는 사람일테니 노래실력보다는 그 의미를 들어줄 것이고, 그러므로 세레나데를 불러줘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이 없는 것은 여전했는데, 며칠 전 퇴근길에 Sagitta의 노래를 듣다가 “이 노래다!”라고 외쳤다(Sagitta는 사수자리의 라틴어 이름인데, 멤버 이우성씨와 이정은씨가 부부 사이라는 걸 감안하면 큐피드를 염두에 두고 밴드 이름을 지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프로포즈를 하고 있는 식당에 우연히 오신다면 여러분도 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애인도 없는 마당에 그게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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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안에 들어와
너는 집을 짓고 살고 있구나
어느 새 내 마음의 숲 속에
너는 미로 같은 길을 내고 들어가
그 옛날 그림 속 나는 한 없이 오는 것 같아

어느 날 내 안에 들어와
너는 별이 되어 빛을 내고 있구나
어느새 내 안의 우주가
너의 중력 속에 빨려 들어가
아찔한 속력에 나는 한 없이 오는 것 같아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
가끔 문을 열고 밤을 거닐다
세상 밖 나를 다시 만나면
수 많은 모험담을 전해주오

너의 얘기 너의 얘기 너의 얘기
어느 날 내 안에 들어와
어느새 내 마음의 숲속에
어느 날 내 안에 들어와
어느새 내 안의 우주가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

Sagitta – 너의 이야기
(Hello World,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