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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s Tagged ‘parody’

하나의 유령이 한국에 떠돌고 있다. 진보신당이라는 유령이.

May 31st, 2010 No comments

옛 비판적 지지의 모든 세력들이 이 유령을 잡기 위한 성스러운 몰이 사냥을 위해 동맹하였다. 진보정당을 버리고 나가서 한 자리 꿰찬 연놈들과 DJ에 대한 비판적 지지로 한 자리 꿰찬 연놈들, 유시민과 한명숙, 이명박의 반대파와 사표심리의 파수꾼들이.

자화상(自畵像)

April 13th, 2009 3 comments

선배는 술꾼이었다. 밤이 깊어도 가지 않았다.
황무지같이 텅 빈 술안주와 참이슬이 한 병 서 있을 뿐이었다.
선배는 술을 두고 오돌뼈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 술병으로 바람벽 한 전등불 밑에
지갑이 텅 빈 상황의 선후배.
갑오년(甲午年)이라든가 술집을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고학번 선배의 무조건 원샷과
그 엄청난 술버릇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한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술이었다.
음주는 가도가도 너무 좋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폐인(廢人)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주당(酒黨)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틔워오는 어느 아침에도
해장 위해 먹는 탕(湯)의 국물에는
몇 방울의 술이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참이슬 가득 마신
취한 술꾼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2000년 9월의 어느 날 내가 남겼던 흔적. 우연히 발견했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별 헤던 낮

January 25th, 2009 4 comments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글을 보다가 떠 오른 신입사원 시절의 어느 하루.
싸이월드에 적었던 것을 블로그에 옮긴다.

———-

3일 연속 회식을 했다. 명목은 모두, 환송회.
우리가 연수원으로 돌아가서 아쉬운 것…

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단지,
회식에 이름을 부여하기 위해 소모된 것 뿐.

그러나 어제 환송회는 특이했다.
연수기간 내내 날 무척 예뻐해주신 우리 팀장님께서
저녁을 사 주신단다. 처음엔,
정말 저녁만인 줄 알았다.

동기 3명이 저녁 먹으러 한바에 간 사이에 그들을 배신하고 갔다.
회식때마다 빠지는 우리 현장 유일의 여성사원도 동행했다.
많은 얘기를 나누었는데, 나보고 여자한테 인기가 많을 것 같단다.
생각보다
안목이 부족한 분이셨다.

버림받은 동기들과 선배기사님들은,
소주를 먹으러 갔다고 한다.

어제 회식장소는 나의 상상을 벗어난 곳이었다.
젊은 사원들의 ‘멋진 팀장’이 될 수 있다는 그 전설의 회식장소.
건설회사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이상향과도 같은 곳. 자그마치,

베니건스.

조낸,
맛있었다.

바베큐폭립, 코코 쉬림프, 버팔로 앤 비욘드 윙, 오리엔탈 치킨 샐러드, 스파게티 프리마베라, 아이다호 치즈 후라이…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잔.

두잔.
세잔.
네잔.
다섯잔.
여섯잔.
일곱잔.
여덟잔.
아홉잔.
…..
….

..
.

그 뒤는 차마 세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베니건스는 절대,
호프집이 아니다.

2차에서는 버림받았던 동기들과 선배기사님들이 합류했다. 다행히 소주가 아니라 맥주였다. 종종 ‘알박이’라고 불리는 소주+맥주 폭탄주도 제조되었다. 그러나 맥주는 맥주다. 그래서,

빨대로 마셨다.

블루칼라 십여명이 나란히
빨대로 맥주를 마시는 모습은
하늘 위에서 본 그랜드캐년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장관이었다. 어쩌면,
가관이었다.

알고보니 1,2차가 맥주였던 것은 여성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여성분께서,

귀가하셨다. 그래,
이제 소주다.

                     잔이,
돌기 시작한다. 나도,
돌기 시작한다.

4차는 양주였다.
드라마에서 양주를 마시는 장면을 촬영할 때
보리차를 쓴다는 말은 사실인 것 같다.
머리는 양주라고 말하지만 혀는

‘보리차다.’

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건설업계에는
‘현장에 남기는 것은 발자국뿐이고, 가져가는 것은 추억뿐이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5주 동안 내가 갈무리한 추억만큼
5주 동안 내가 갈무리한 알코올이

속을 휘젓는다.

별 헤는 낮.